이 글에서 살펴볼 베어링 시험은 컨테이너 선박용 대형 구조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행한 연구의 일부입니다. 아래 사진과 하중–변위 곡선은 그 개발 과정에서 검토한 복합재 볼트 접합부의 손상과 파손 거동을 보여줍니다.
볼트 홀 바로 아래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하중을 더 가한 시편에서는 손상 영역이 넓어지고, 끝내 홀과 가까운 자유단 사이의 재료가 뜯겨 나갔습니다. 같은 접합부에서도 하중이 증가하는 동안 손상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이 사진을 보면 적층비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0°, +45°, −45°, 90° 층을 골고루 넣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볼트 접합부의 거동을 충분히 말할 수 없습니다. 각 방향의 섬유가 홀 주변에서 어떤 하중을 전달하는지, 그리고 어느 경로가 먼저 버티지 못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홀 주변에서는 세 가지 파손 경로가 경쟁합니다
Net-tension은 홀을 제외하고 남은 순단면이 인장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파손입니다. 균열 경로를 전체적으로 보면 홀을 가로질러 판 폭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Shear-out은 홀에서 가까운 끝단 쪽으로 재료가 전단되어 빠져나가는 형태입니다. Bearing은 볼트와 홀 벽이 맞닿는 부분에서 압궤와 국부 손상이 누적되는 거동을 가리킵니다.
실제 파손은 이 세 가지 중 하나로 깔끔하게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홀 주변의 국부 손상에 층간박리나 섬유 방향 갈라짐이 동반되고, 이후 더 큰 전단파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NASA의 볼트 접합부 예비설계 자료도 net-tension, bearing, shear-out 외에 splitting과 복합적인 파손 경로를 구분합니다. NASA-TM-100281

0°·±45°·90°는 홀 주변에서 함께 작동합니다
여기서 0°는 판의 주하중 방향입니다. 0° 층이 부족하면 홀 옆에 남은 단면의 하중방향 인장 지지능력이 낮아져 net-tension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45° 층은 면내 전단 전달에 기여하므로, 그 비율이 부족한 적층은 shear-out을 검토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90° 층은 횡방향으로 재료를 연결하고 0° 방향으로 갈라지는 것을 억제하는 데 기여합니다. 다만 bearing을 90° 층만의 역할로 설명하면 곤란합니다. 볼트 앞쪽의 압축을 지지하는 0° 층, 전단을 전달하는 ±45° 층, 횡방향 연결을 유지하는 90° 층이 함께 거동합니다. 두께를 고정한 채 한 방향의 비율을 늘리면 다른 방향의 보강은 줄어듭니다.
따라서 “0°가 몇 %이면 반드시 net-tension이 발생한다”는 식의 대응표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판 폭에 비해 홀이 크면 순단면이 줄고, 홀에서 끝단까지의 거리가 짧으면 shear-out에 불리합니다. 같은 적층비라도 적층 순서, 동일 방향 층의 묶음, 판 두께, 볼트 간극과 체결 구속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10% 규칙을 만족해도 접합부 검토는 남습니다
앞선 복합재 10% Rule 글에서는 특정 방향의 보강이 지나치게 부족한 적층을 피하려는 지침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볼트 홀은 그 취지가 실제 설계에서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부위입니다. 동시에 최소 비율만으로 설계를 끝낼 수 없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Northrop Grumman이 1997년에 작성한 A Summary and Review of Composite Laminate Design Guidelines는 일반 적층의 10% 규칙과 별도로 기계적 체결부의 Guideline 20을 제시합니다. 그 내용은 fiber-dominated 적층을 유지하면서 단일 방향의 층 비율을 60% 이하로, ±45° 합계는 35% 이상으로 두라는 것입니다. 0°에 지나치게 편중되고 ±45°·90°가 부족한 접합부에서 cleavage와 shear-out이 낮은 하중에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차이는 간단한 비율 예시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값은 실제 시험편이 아닌 설명용 적층비이며, 두께가 같은 층을 전제로 합니다.
| 방향 | 0° | +45° | −45° | 90° |
|---|---|---|---|---|
| 예시 비율 | 70% | 10% | 10% | 10% |
이 예시는 각 방향 10% 조건을 만족합니다. 그러나 단일 방향 60% 상한과 ±45° 합계 35% 하한에는 미달합니다. 10% 규칙과 접합부 지침이 같은 문제를 같은 수준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원문은 ±45°를 합계 10%로 보는 경우와 각각 10%로 요구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음도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35%를 넘으면 접합부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두 지침 모두 적용 배경이 있는 경험적 설계 지침입니다. 원문의 Guideline 4 자체도 10%라는 숫자를 엄밀한 보편 법칙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보고서 원문 배포 페이지의 6-2·6-5·12-1~12-2쪽을 함께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첫 손상과 최종 파손 사이를 읽어야 합니다
아래는 사진과 함께 보관된 재하·재재하 시험 곡선입니다. 시험 기록에는 초기 bearing 손상 이후 하중을 내렸다가 다시 가한 과정과, 이후 shear-out으로 진행한 결과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표시된 곡선에서 손상 이후에도 추가 하중을 지지한 구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적층비만 바꿔 비교한 실험이 아닙니다. 사진만 보고 특정 방향의 섬유가 부족해서 파손됐다고 역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례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국부 bearing 손상과 최종 shear-out을 구별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접합부의 평가 하중을 무엇으로 정의할지 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Net-tension이나 shear-out을 억제해 최종 모드가 bearing으로 바뀌었다면, 더 높은 하중에서 점진적인 손상을 보이는 접합부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Bearing 파손이라는 이름만으로 강도가 낮아졌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손상 후에도 하중을 버텼다는 이유만으로 사용 중 허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변형 제한, 반복하중, 잔존 강도 등 실제 요구조건이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10% 규칙을 확인한 다음에는 볼트가 전달하는 하중을 따라가야 합니다. 남은 단면이 인장을 견디는지, 끝단까지 전단을 전달할 수 있는지, 홀 접촉부의 국부 손상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적층비는 그 검토를 시작하는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