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플렉시 윙은 일회성 꼼수였을까


복합재료 엔지니어가 공학 문서 리뷰로 보는 aeroelastic tailoring의 실제 사용 흔적

1. 질문을 다시 정확히 세워야 한다

F1의 플렉시 윙 논란을 이야기할 때 흔히 두 가지 오류가 생긴다. 하나는 이걸 단순히 “윙이 좀 휘는 현상”으로 축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로 “특정 팀만 몰래 쓰던 비밀 기술”처럼 과장하는 것이다. 공학적으로는 둘 다 정확하지 않다. 더 정확한 질문은 이렇다.

F1에서 aerodynamic load에 의해 wing deformation이 발생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즉 aeroelastic tailoring에 해당하는 접근이 실제로 반복적으로 추구되어 왔는가?

내 판단은 그렇다이다. 다만 “모든 팀이 동일한 방식으로 명시적으로 사용했다”까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증명할 수 없다. 반대로, 이것이 단발성 우연이나 언론이 만든 서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유는 세 층위의 근거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첫째, Formula One rear wing 자체를 대상으로 aeroelastic tailoring을 다룬 학술 논문이 있다. 둘째, rear wing deformation이 실제로 drag reduction을 만든다는 실험·수치 연구가 있다. 셋째, FIA가 2021년에도, 2024~2025년에도 rear wing과 front wing의 유연성을 성능 변수로 보고 반복적으로 시험 기준을 강화했다. 규제 당국이 같은 문제를 여러 시즌에 걸쳐 계속 건드린다는 것은, 팀들이 이 영역을 실제 성능 개발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는 뜻에 가깝다.

2. 가장 직접적인 근거: Formula One rear wing을 대상으로 한 aeroelastic tailoring 논문

이 논점을 가장 정면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TU Delft 계열의 논문 “Aeroelastic tailoring using lamination parameters: Drag reduction of a Formula One rear wing”이다. 이 논문은 애초에 문제 정의부터 명확하다. F1 rear wing의 angle of attack는 코너에서 필요한 downforce를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속도가 올라갈수록 downforce와 induced drag가 함께 과도하게 증가하고, 그 결과 직선 최고속도에서 손해가 난다고 본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형상 변경 장치가 아니라 섬유강화 복합재 torsion box, extension-shear coupled skins, bending-torsion coupling을 사용해, 고속에서 수동적으로 induced drag를 줄이는 설계를 제안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연구가 단순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라, Nastran 구조해석과 VSAERO 공력해석을 결합한 3차원 정적 aeroelastic 해석으로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즉, 하중이 커질수록 구조가 변형되고, 변형된 형상이 다시 공력장을 바꾸는 폐루프를 정식 설계 문제로 다룬 것이다. 연구 결과는 저속 코너에서는 필요한 downforce를 유지하면서도, 고속에서는 상당한 induced drag reduction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제시된다.

이 논문의 의미는 단순히 “그런 연구도 있더라”가 아니다. 이 논문은 적어도 다음 두 가지를 분명히 해준다. 첫째, F1 rear wing에서 의도된 구조 변형을 이용해 drag를 줄이는 사고방식 자체가 공학적으로 정식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둘째, 그 방법의 핵심이 단순 저강성화가 아니라 복합재 적층에 의한 bending–torsion coupling 설계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aeroelastic tailoring은 여기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F1 rear wing 문제에 직접 적용되는 설계 방법론으로 취급된다. 이것만으로 “F1에서 이런 발상은 비현실적이다”라는 주장은 사실상 어렵다.

3. 두 번째 근거: rear wing deformation은 실제로 공력 성능을 바꾼다

그렇다면 다음 반론이 남는다. “좋다. 설계 개념은 이해했다. 그런데 rear wing deformation이 실제로 의미 있는 aerodynamic benefit을 만들 정도로 강한 효과인가?” 이 질문에 대해 최근 연구는 한 단계 더 직접적인 답을 준다. 2024년 Sports Engineering 계열 논문 “Experimental–numerical investigation of aerodynamics effects produced by the rear wing mainplane deformation in a Formula 1 racing vehicle”은 말 그대로 F1 차량 rear wing mainplane deformation의 공력 효과를 실험과 수치해석으로 조사한다. 공개된 초록 수준만 보더라도, 이 연구는 1:2 축척 rear wing 모델을 만들고, rigid mainplane과 deformable mainplane을 비교하며, 풍동에서 힘을 측정하고 motion tracking으로 변형을 계측한 뒤, 그 형상을 바탕으로 수치해석을 수행한다. 그리고 초록에서 제시된 결론 방향은 분명하다. mainplane deformation은 고속에서 drag를 줄이고 rear wing performance를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즉, 구조 변형은 단순 관찰 대상이 아니라, 실제 성능을 만드는 기제로 확인된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TU Delft 논문과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TU Delft 논문이 “복합재 aeroelastic tailoring을 이용해 그런 거동을 설계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면, 이 2024년 연구는 “rear wing deformation 자체가 실제로 drag reduction을 만든다”는 쪽에 더 가깝다. 두 자료를 함께 놓고 보면, 설계 가능성과 효과 존재성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뒷받침된다. 즉, F1에서 aeroelastic tailoring이 먹히는지 여부는 더 이상 순수한 추정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rear wing 수준에서는, 공학 문서가 이미 “그럴 수 있다”가 아니라 “그렇게 설계할 수 있고, 실제 효과도 있다”는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다.

4. 세 번째 근거: FIA는 이걸 ‘실제 성능 문제’로 취급해 왔다

학술 연구만으로는 “실제 F1 팀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썼는가”를 끝까지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규제 문서를 봐야 한다. F1 공식 설명 자료에 따르면, 규정은 aerodynamic performance에 영향을 주는 bodywork가 sprung part에 rigidly secured 되어 있고 remain immobile 해야 한다는 원칙을 둔다. 동시에 FIA는 wings가 주행 중 flexing할 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해 load and deflection tests를 수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시험을 도입할 권한을 가진다. 이 구조 자체가 이미 중요한 신호다. 규정 당국이 단순히 “윙이 흔들리면 안 된다”가 아니라, 하중 아래에서의 변형량과 변형 모드가 성능상 의미 있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021년 rear wing flexi-wing 논란 때 FIA는 모나코를 앞두고 rear wing에 대한 더 강한 load tests를 예고했고, on-board cameras와 12개의 마킹을 이용해 고속에서 rear wing movement를 분석하겠다고 했다. Formula 1 공식 기사도 FIA가 “정적 시험은 통과하지만 주행 중 excessive deflections를 보이는 경우”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문구는 중요하다. 물론 “규제가 반복 강화되었다”는 사실로부터 “팀들이 실제로 그 방향을 개발했다”는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귀추적 추론이다. 직접 증거가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가장 자연스러운 설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해석을 반박하려면 FIA가 왜 같은 문제를 여러 시즌에 걸쳐 반복적으로 강화했는지에 대한 더 나은 설명이 필요하다.

2024년 Azerbaijan GP 이후의 이른바 McLaren mini-DRS 논란은 이 흐름을 더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공개된 보도에 따르면, McLaren rear wing의 상부 요소가 고속에서 뒤로 회전하며 slot gap을 벌려 drag를 줄이는 것처럼 보였고, FIA는 그 설계가 정적 시험은 통과했지만 실제 고속 거동 때문에 팀과 논의한 뒤 수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Motorsport 보도에 따르면 FIA는 McLaren wing이 현행 정적 테스트를 통과하고 규정상 legal이라는 점은 유지하면서도, upper element가 그런 방식으로 flex하지 않도록 변경을 요구했다. 이건 기술적으로 매우 시사적이다. 규정 위반이 명백히 선언되지 않았는데도 변경을 요구했다는 것은, 고속 하중 아래에서 slot gap을 여는 방향의 rear wing deformation이 성능 이득을 만든다는 사실 자체는 모두가 공유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5. “많이 사용되었다”는 주장에 가장 가까운 근거는 2025 규제 강화다

내가 보기에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라는 주장에 가장 가까운 근거는 2025년 FIA의 rear wing·beam wing·front wing 시험 강화다. Formula 1 공식 기사에 따르면, FIA는 2024 시즌 후반과 2025 시즌 초반에 카메라를 장착해 차들이 실제로 어떻게 변형되는지 보았고, 그 결과 upper rear wing, beam rear wing, front wing에 대해 새롭거나 더 까다로운 load-deflection tests를 도입했다. 특히 rear wing 쪽에서는 2025 Technical Regulations Article 3.15.15가 DRS open 상태의 slot gap gauge 조건을 규정하고, Formula 1 공식 설명은 Article 3.15.17 관련 rear wing mainplane slot-gap tolerance가 시즌 초 2 mm에서 중국 GP를 앞두고 0.75 mm, 일본 GP부터 0.5 mm로 더 강화되었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front wing 역시 2024 시즌 후반 카메라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2025 스페인 GP부터 더 엄격한 시험을 적용받게 됐다.

이 대목이 결정적이다. 왜냐하면 규제의 방향이 “rear wing 하나의 이상한 예외”를 잡는 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rear wing, beam wing, front wing을 모두 대상으로 load-deflection test를 강화했다는 것은, FIA가 특정 한 팀의 특이한 해프닝이 아니라 여러 팀이 aerodynamic surfaces의 controlled flexibility를 개발 벡터로 삼고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장 자연스럽다. 물론 이것이 “모든 팀이 다 aeroelastic tailoring을 똑같이 썼다”는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F1에서 이 기술은 이미 반복적으로 추구되고 있고, rear wing뿐 아니라 front wing까지 포함한 broader design direction이다”라는 주장에는 충분히 힘을 실어준다.

6. 그래서 무엇까지 말할 수 있고, 무엇은 아직 말하면 안 되나

여기서 선을 그어야 한다. 공개 문서만으로도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첫째, Formula One rear wing을 대상으로 한 aeroelastic tailoring 연구는 존재한다.
둘째, rear wing deformation이 실제 aerodynamic benefit을 만들 수 있다는 실험·수치 연구가 있다.
셋째, FIA는 여러 시즌에 걸쳐 rear wing과 front wing의 flexibility를 성능상 의미 있는 문제로 보고 반복적으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이 세 가지를 합치면, F1에서 aeroelastic tailoring은 적어도 반복적으로 사용·추구되어 온 설계 방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아직 말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특정 팀이 정확히 어떤 laminate layup을 썼는지, 실제로 얼마나 큰 bending–torsion coupling을 의도했는지, 어떤 endplate/mount compliance를 활용했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입증되지 않는다. 따라서 “레드불이 정확히 aeroelastic tailoring으로 rear wing을 설계했다” 같은 식의 단정은 여전히 무리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다.

F1에서는 rear wing과 front wing의 controlled deformation을 이용해 aerodynamic benefit을 얻으려는 개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그 배경 논리는 aeroelastic tailoring과 강하게 연결된다.

이 정도가 공학적으로도, 문헌적으로도 가장 방어 가능한 문장이다.

7. 결론: F1은 aeroelastic tailoring의 ‘예외적 전시’가 아니라 ‘실전 시험장’에 가깝다

정리하면, F1 플렉시 윙은 일회성 꼼수나 인터넷 밈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정확한 해석은 이것이다. F1은 aeroelastic tailoring이 가장 공격적으로 시험되고, 규제가 뒤따라가며, 성능 이득이 즉시 드러나는 환경이다. Formula One rear wing을 직접 겨냥한 학술 연구가 있고, rear wing mainplane deformation의 drag reduction 효과를 보여주는 실험 연구가 있으며, FIA가 rear wing과 front wing의 flexibility를 두고 2021년에도, 2024~2025년에도 반복적으로 시험을 강화했다는 사실은 이 해석을 지지한다. 그러므로 “F1에서 aeroelastic tailoring은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정직하고도 강한 대답은 다음과 같다.

예. 적어도 rear wing과 front wing의 하중 의존 변형을 aerodynamic performance 변수로 활용하려는 접근은 F1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 왔고, 공학 문서와 규제 문서 모두 그 흔적을 보여준다. 다만 팀별 세부 구현은 공개되어 있지 않으므로, 사례별 해석은 수준을 나눠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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